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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아름다운 얼굴(143) 짚풀공예가 유동필 - 직천2리 유동필 어르신, 짚풀공예 선생님 되다

입력 : 2024-10-18 06:39:08
수정 : 0000-00-00 00:00:00

파주의 아름다운 얼굴(143) 짚풀공예가 유동필

 

 직천2리 유동필 어르신, 짚풀공예 선생님 되다

 

 

직천리 짚풀 문화 마을 잔치

지난 107일 파주시 법원읍 직천2리 마을회관에서 짚풀 문화 마을 잔치가 열렸다. 직천2리 마을회관에서 4월부터 9월까지 짚풀공예 강좌의 결실을 축하하고, 작품을 경매하는 즐거운 날이었다. 경기민요와 트로트, 섹소폰 등의 축하공연과 짚풀공예품 경매가 있어 있어 짚풀공예 작업자뿐 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날 파주문화원 박재홍 원장이 전통문화 전승 마을 사업이 직천리에서 이어지고 있음에 감사하다, “비록 짚풀공예 공모전은 참가 부락이 없어서 개최하지 못하지만, 이곳 직천리에서 짚풀공예 강좌가 열리고, 후진이 양성되고 있어 안심이다고 인사말을 했다.

출품된 작품은 1012일까지 마을회관에서 전시되었다. 짚풀공예 작업을 한 수료생 14명과 유동필, 조욱희, 이종임 3분의 사진과 프로필이 배너로 제작되어 마을회관앞에 나란이 장식되었다.

 

 

파주문화원이 자랑하는 짚풀공예 공모전

파주시는 1999년 시 승격 3주년을 기념하며 1회 짚풀문화공예품공모전을 파주문화원 주관으로 시작하였다. 이 공모전은 2023년까지 이어져 짚풀로 만든 멍석과 짚신, 가마나, 소쿠리 등 생활용품과 나무를 이용한 농기구로 지게, 용대, 탈곡기 등이 해마다 응모작으로 제출되어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짚풀공예를 해오시는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벼농사의 기계화로 작업의 소재가 되는 짚풀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출품작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여러 마을에서 작품을 내놓아야 공모전이 가능한데, 가능한 곳이 직천리 외에는 없게 되면서 올해부터는 공모전이 아니라 짚풀문화제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다행히 파주문화원에서 직천리 짚풀문화마을 지원사업을 시작하여, 유동필 어른신을 강사로 하여 20여명이 짚풀공예 교육을 받고, 맥을 잇게 되었다. 그 결실로 짚풀문화잔치가 열린 것이다.

 

 

 

짚풀문화 공모전 수상 주역이던 유동필 어르신

유동필 어르신은 파주문화원의 짚풀문화공예품 공모전에서 수차례의 대상을 수상하였다. 월롱의 어르신과 해를 걸러가면서 대상을 수상해온 전문가이다.

올해 87세이산 유동필 어르신은 마을회관 2층에서 주문 받은 멍석을 꼬고 계셨다. “누구한테 배운 것도 아니야. 그동안 어른들 하는 거 보기만 하고 안해봤는데, 그냥 손으로 해본 거지

유난히 손재주가 많아서 목수도 하고, 집 짓는 일도 하셨다한다. 집을 아주 잘 지었다고 옆에서 이장님이 거든다. 직천리에서 태어나서 젊었을 때 십여년간 법원읍내쪽에 간 일을 빼고는 여기를 떠난 적이 없었다. 슬하에 5자녀를 둔 인자한 할아버지일 뿐아니라 미남이시다.

그래서인가 인기도 좋다. 노래도 잘하시고, 암기력도 무척 좋아 전화번호를 거의 다 기억해서 바로바로 번호가 튀어나온다고 옆에서 자랑을 거든다.

농사? 일산 신도시할 때 보상받은 사람들이 와 가지고 땅 팔라고 해서 우리 딸아이가 팔라고 해. 그 때 다 팔아버렸어. 아주 잘된 거야. 그래서 농사는 안지어

 

 

짚풀공예 학교 선생님이 되다

파주문화원이 올해부터 집풀공예 학교을 열어 지원한다. 공모전이 없어진다해서 짚풀을 준비 안했는데, 짚풀도 구해주고, 수강생 20명을 모아 강좌를 열었다.

“20여명 사람들이 아주 열심히 하시는 거예요. 회장님이 잘 가르쳐주셔서..”

보조강사로 돕고 있는 이종임씨가 설명했다. 이종임씨는 고양시에 살다가 2007년에 직천리로 이사온 귀촌 주민이다. 그는 짚풀공예의 매력에 푹 빠져서 유동필 선생님을 돕고 있다. 또 한 분의 보조강사는 조욱희 직천리 노인회장이시다. 2017년에 직천리로 이사왔는데도 마을주민들의 지지를 받아 노인회장을 하고 계시다. 짚신과 둥구미 만드는 게 재밌다 하셨다.

이 짚풀공예 학교에는 52세 젊은이부터 80세까지, 금촌에서 직천리 마을 주민까지 두루 짚풀의 매력에 빠진 20명이 수강하고 있다. 4월부터 매주 월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총 24 강좌이다. 20명중 14명이 수료하였다.

 

짚풀공예 인간 문화재로 등록하고싶어요

조욱희, 이종임 두 보조강사와 정헌식 고문헌수집가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유동필 어르신을 인간문화재로 등록해야한다고.

제가 이제 부강사를 하는데... 저도 하면서 빨리 배우고 확실하게 정리가 되더라고요. 왜냐면 가르치는 거는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해야 되거든요. 제대로 해야 돼서...그래야 또 다시 배우면서 선생님들한테 알려주는 것, 좀 더 디테일하게 알려주게 돼서 좋아요.”

우리 선생님은 새벽부터 오시는 거예요. 일찍 오셔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거예요. 얼마나 좋으시면 그러실까 생각이 들었어요.”

조욱희 노인회장도 한 마디 한다. “이런 거 보면은 막 하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짚신만드는 게 재밌어요. 이 맛을 모르신 분들이 많아요

짚풀공예는 시간을 두고 느리게 해야한다고 말씀하시는 유동필 어르신.

이거 만들면서 머리를 자꾸 써. 그래서 점점 좋아지고...대충해서는 안돼요. 오와 열이 다 맞아 떨어져야 모양이 좋지. 머리속에 이런 모양 저런 모양이 구상이 되어야 내 손이 움직인단 말이야. 집중하지 않으면 안돼. 딴 생각할 겨를 이 없지. 딴 생각하면 그르게 돼. 그러면 불량이 된단 말이야. 코가 빠지거나.”

허리 다리 아프지 않냐는 질문에 씩 웃으시며, 짚풀을 손에 드는 순간 잊어버리게 된다고 하신다.

선생님은 작품을 만들 때가 좋아요? 아니면 제자들을 가르칠 때가 좋아요?”

이런 질문을 우문이라 하겠지. 직천리의 가을빛이 짚풀공예 작품을 포근히 안아주고 있다.

 

임현주 기자

 
#1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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